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의 기록은 2006년 12월 25일 새벽,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포장마차 앞에서 가장 선명해진다. 크리스마스 새벽, 경쟁 조직의 행동대장 김 모 씨(당시 46세)가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그는 이 일로 5급 장애인이 됐고, 가해 조직은 오히려 그를 협박해 합의금 100만 원을 받아냈다. 조직의 이름은 연변 흑사파. 영화 ‘범죄도시'(2017)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파의 모델이다. 그런데 정작 “장첸 실존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장첸은 두 조직, 두 명의 두목을 녹여 만든 합성 인물이다.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 30초 결론
| 항목 | 내용 |
|---|---|
| 한 줄 요약 | 신체 부위별 가격표와 조직은 진짜, ‘장첸’이라는 한 사람은 가짜 |
| 판정 | 왕건이파(2004)+흑사파(2007) 두 사건의 합성 — 아래 검증표 13개 장면에서 근거 확인 |
| 장첸 근황 | 단일 실존 인물이 없으니 근황도 없다. 온라인의 ‘연변 생존 인터뷰설’은 언론 검증 이력 없음 |
| 검증 가능률 | 87% (15개 주장 중 13개 확인) |
이 아래로는 영화 결말과 실제 사건의 전말이 모두 나온다. 스포일러를 피하려면 여기서 멈추면 된다.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의 뿌리 — 왕건이파와 흑사파, 가리봉동의 실제 기록
영화를 잠시 내려놓고, 기록부터 본다.
첫 번째 조직은 왕건이파다. 경향신문 2004년 5월 3일자에 따르면 옌볜 출신 중국동포 선후배들이 2003년 9월 중순 가리봉동에서 결성했고, “모든 행동은 두목인 왕건의 지시에 따른다”는 행동강령까지 문서로 정해 뒀다. 조직명이 곧 두목의 이름인 셈이다. 이들은 2004년 1월 가리봉동 호프집에서 시비가 붙은 남성을 흉기로 찔렀고, 같은 해 4월 20일에는 “주인이 자신들을 무시했다”며 조직원 10여 명이 흉기를 들고 노래방에 침입하려다 출동한 경찰을 보고 달아났다. 2004년 5월 3일, 서울 남부경찰서(현 금천경찰서)는 윤 모 씨(당시 35세) 등 14명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무더기 검거로 왕건이파는 와해됐고, 조직원 상당수는 강제 추방됐다.
빈자리는 오래 비어 있지 않았다. 경향신문 2007년 4월 26일자에 따르면 2005년 7월, 두목 양 모 씨가 옌볜 출신 폭력배들을 모아 연변 흑사파를 결성한다. 시사저널의 2017년 10월 심층 보도가 그린 판세는 이렇다. 초창기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의 주도권은 흑룡강(하얼빈) 출신의 흑룡강파가 쥐고 있었는데, 연변 출신이 늘면서 왕건이파와 흑사파가 차례로 이들을 밀어냈다. 영화와 방향이 반대다. 영화에서는 하얼빈에서 온 장첸이 토박이 조직을 장악하지만, 실제로는 연변파가 하얼빈파를 몰아냈다.
흑사파의 운영 방식은 영화의 가장 섬뜩한 대사를 그대로 뒷받침한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한쪽 다리 절단 250만 원’ ‘양다리 절단 500만 원’이라는 지침을 실제로 마련해 뒀고, 청부 살해도 1,000만 원이면 가능하다고 할 정도였다. 조직은 점조직으로 굴러가 차이나타운 업주들조차 실체를 몰랐다. 상인들이 방탄조끼를 입고 장사했다는 서울경제 보도도 있다.
여기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디테일이 하나 붙는다. 2004년 5월 왕건이파 소탕 때 추방됐던 조직원 안 모 씨가 중국에서 호적을 세탁해 이름을 바꾸고 2006년 11월 재입국, 흑사파의 부두목이 된 것이다. 시사저널이 실명과 함께 보도한 내용이지만, 우블은 사인(私人) 표기 원칙에 따라 이니셜로 쓴다. 흑사파 두목 양 모 씨 역시 중국에서 살인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첸의 ‘중국 1급 수배자’ 설정이 여기서 나왔을 것이다.
끝은 2007년에 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6개월간의 기획 수사 끝에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을 급습했고, 2007년 4월 26일 두목 양 모 씨 등 32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작전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장영권 강력반장. 가리봉동에 오래 산 주민이라 중국 조폭의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알던 형사였다. 보도 어디에도 두목과의 일대일 격투는 없다. 급습, 그리고 검거였다.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 검증표 — 영화 13개 장면, 어디까지 진짜인가
영화 ‘범죄도시’의 주요 설정 13개를 판정했다. 판정 등급은 사실 / 대체로 사실 / 일부 각색 / 대부분 각색 / 허구 / 확인 불가의 6단계다.
| # | 영화 속 장면·설정 | 판정 | 근거 |
|---|---|---|---|
| 1 |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에 조선족 폭력조직이 실재했다 | 사실 | 경향신문 2004.05.03(왕건이파), 세계일보 2007.04.27(흑사파 32명 검거) |
| 2 | 장첸이라는 단일 실존 인물이 있다 | 대부분 각색 | 왕건이파 두목 + 흑사파 두목 양 모 씨의 합성. 단일 대응 인물 보도 없음(시사저널 2017.10) |
| 3 | 하얼빈에서 온 신흥 조직이 토박이 조직을 장악했다 | 일부 각색 | 실제는 연변파(왕건이파·흑사파)가 하얼빈계 흑룡강파를 축출. 방향이 반대(시사저널 2017.10) |
| 4 | “다리 하나에 얼마” — 신체 부위별 가격표 | 사실 | 한쪽 다리 250만 원, 양다리 500만 원, 청부살해 1,000만 원 지침 실재(시사저널 2017.10) |
| 5 | 금천서 강력반이 소탕을 주도했다 | 일부 각색 | 2004년은 남부서(현 금천서), 2007년은 광역수사대 담당. 영화가 금천서로 통합(시사저널 2017.10) |
| 6 | 마석도는 실존 형사다 | 대체로 사실 | 남부서 윤석호 경장 + 광수대 장영권 반장의 합성. 윤 경위는 영화 자문 참여(시사저널 2017.10) |
| 7 | 장첸 일당이 경쟁 조직 두목을 토막 살해했다 | 일부 각색 | 실제 확인되는 최고 수위는 2006.12.25 포장마차 흉기 중상(5급 장애)과 합의금 갈취(경향신문 2007.04.26) |
| 8 | 대규모 일망타진으로 조직이 소탕됐다 | 대체로 사실 | 32명 검거·7명 구속·25명 불구속(세계일보 2007.04.27). 단 전원 구속은 아님 |
| 9 | 마석도가 장첸과 일대일 격투 끝에 검거했다 | 대부분 각색 | 검거 보도에 격투·무력 충돌 서술 없음. 6개월 기획수사 후 급습 검거(시사저널 2017.10) |
| 10 | 검거로 조선족 조폭 문제가 깔끔하게 끝났다 | 대부분 각색 | 2004년 추방자가 호적 세탁 후 재입국해 부두목이 된 전례(시사저널 2017.10) |
| 11 | 배경은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이다 | 사실 | 두 사건 모두 가리봉동 거점(경향신문 2004·2007, 세계일보 2007) |
| 12 | 사건은 2004년에 일어났다 | 일부 각색 | 2004년 왕건이파 사건과 2007년 흑사파 사건을 하나의 시점으로 압축(글로벌이코노믹 2019.03) |
| 13 | 장첸은 중국에서도 수배된 흉악범 출신이다 | 대체로 사실 | 흑사파 두목이 중국 내 살인 사건 연루로 알려짐(시사저널 2017.10) |
이 밖에 두 가지는 표에서 뺐다. 첫째, 위성락·양태·장이수 등 개별 조연의 실존 대응 인물은 확인되는 보도가 없어 ‘확인 불가’. 둘째, 당시 흑사파 수사 발표가 부풀려졌다(폭처법 4조가 아닌 3조 적용)는 반론 보도가 있었다는 흔적을 찾았으나 원문을 확보하지 못해 역시 ‘확인 불가’로 남긴다. 판결문도 사건번호를 확보하지 못해 열람에 실패했다. 형량을 아시는 분은 제보해 달라.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 이중 타임라인 — 영화의 한 계절 vs 실제의 4년
영화는 장첸의 상경부터 검거까지를 한 호흡으로 달리지만,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의 원본은 두 조직이 흥망을 주고받은 4년짜리 서사다.
| 영화 ‘범죄도시'(2017) | 실제 왕건이파·흑사파 사건 |
|---|---|
| 장첸 일당, 하얼빈에서 가리봉동 상경 | 2003.09 왕건이파 결성, 행동강령 제정 |
| 기존 조직 이권 잠식 | 2004.01 호프집 흉기 사건 → 2004.04.20 노래방 침입 미수 |
| 잔혹 범죄로 도시 장악 | 2004.05.03 남부서, 14명 구속영장 신청 → 조직원 다수 추방 |
| — | 2005.07 두목 양 모 씨, 연변 흑사파 결성 |
| 신체 부위별 가격 흥정 | 흑사파, 절단 가격표·청부살해 지침 운용 |
| — | 2006.11 추방 조직원 안 모 씨, 호적 세탁 후 재입국·부두목 |
| 경쟁 조직 습격(극화: 토막 살인) | 2006.12.25 포장마차 앞 흉기 습격, 피해자 5급 장애 |
| 금천서 강력반의 추적 | 2006 말~2007 초 광수대 6개월 기획수사 |
| 일대일 격투 끝 검거(극화) | 2007.04.26 급습 검거 — 32명 검거, 7명 구속 |
| — | 2017.10.03 영화 개봉, 누적 688만 명 |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 매핑 — 합성 인물의 해부도
영화 범죄도시 장첸, 마석도 등 실존인물을 매핑해본다면 아래와 같다.

| 영화 인물 | 실존 대응 | 비고 |
|---|---|---|
| 장첸(윤계상) | 왕건이파 두목 + 흑사파 두목 양 모 씨 | 합성 인물. 단일 실존 인물 없음 |
| 마석도(마동석) | 윤석호 경장 + 장영권 강력반장 | 합성 인물. 윤 경위는 제작 자문, 장 반장은 용인대 유도선수 출신 100kg 거구 |
| 전일만 반장(최귀화) | 확인 불가 | 실존 대응 인물 보도 없음 |
| 장이수(박지환) | 확인 불가 | 실존 대응 인물 보도 없음 |
| 위성락·양태(진선규·김성규) | 확인 불가 | 실존 대응 인물 보도 없음. 가공 가능성 높음 |
| ‘이수파’ 등 극중 토박이 조직 | 흑룡강파 등 기존 조직 | 세력 교체 구도는 실재, 명칭은 창작 |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 그 후 — 진짜 조폭과 진짜 형사들의 최후
조직 쪽. 흑사파 두목 양 모 씨는 2007년 4월 구속됐다. 여기까지가 언론으로 확인되는 마지막 기록이다. 이후 재판에서 어떤 형이 선고됐는지는 보도를 찾지 못했고, 판결문도 확보하지 못해 형량은 확인 불가로 남긴다. 다만 이 사건의 진짜 결말이 무엇인지는 다른 기록이 말해 준다. 2004년 왕건이파 소탕 때 추방된 조직원이 2년도 안 돼 이름을 바꿔 돌아와 흑사파 부두목이 됐다는 사실이다. 영화의 결말은 수갑이지만, 실제의 결말은 회전문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첸 실존인물이 연변에 살아 있고 유튜버와 인터뷰했다”는 글이 돌지만, 언론이 검증한 이력이 없어 소문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형사 쪽. 시사저널 2017년 10월 보도 기준으로, 마석도의 모델 중 한 명인 윤석호 경장은 수서경찰서 경위로 재직하며 영화사의 자문에 응했다. 또 다른 모델 장영권 반장은 부산 사하경찰서 강력3팀장으로 옮겨 있었다. 서울경제는 2017년 12월 “마석도는 조폭 전문가로서 실제 인물이며 부산에서 근무 중”이라고 전했는데, 장 반장을 가리키는 서술로 읽힌다. 영화 개봉 후 두 사람의 근황을 다룬 후속 보도는 찾지 못했다.
최종 확인: 2026.07.19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 그래서 영화는 거짓말쟁이인가
아니다. 실제 검거는 격투 한 번 없는 새벽 급습이었고, 두목 두 명과 형사 두 명을 각각 한 명으로 눌러 담은 것은 6부작도 아닌 두 시간짜리 영화의 정직한 선택이다. 각색은 죄가 아니다. 오히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소름 돋는 대목은 창작된 격투 장면이 아니라, ‘다리 하나 250만 원’이라는 가격표가 각본가의 상상이 아니었다는 사실 쪽에 있다. 우리는 그 경계선이 어디인지 알 권리가 있을 뿐이다. 장첸은 없었다. 그러나 장첸을 만들 재료는, 가리봉동에 전부 있었다.
우블지수 채점표 (참고용)
우블지수는 “이 작품을 다큐멘터리로 믿었을 때 당신이 맞게 알게 되는 사실의 비율”이다. 작품의 완성도 평가가 아니며, 감상 후 참고용으로만 보면 된다. ‘범죄도시’는 범죄물 프로필(사건 전개 30 / 인물 재현 25 / 시간·공간 15 / 결말·후일담 20 / 디테일 고증 10)로 채점했다. 판정 환산은 사실 1.0 / 대체로 사실 0.75 / 일부 각색 0.5 / 대부분 각색 0.25 / 허구 0이며, ‘확인 불가’는 집계에서 제외한다.
| 축 | 배정 주장 | 판정 평균 | 배점 | 득점 |
|---|---|---|---|---|
| 사건 전개 | #1, #3, #7, #8 | 0.69 | 30 | 20.6 |
| 인물 재현 | #2, #6, #13 | 0.58 | 25 | 14.6 |
| 시간·공간 | #11, #12 | 0.75 | 15 | 11.3 |
| 결말·후일담 | #9, #10 | 0.25 | 20 | 5.0 |
| 디테일 고증 | #4, #5 | 0.75 | 10 | 7.5 |
| 합계 | 100 | 59.0 → 59 |
우블지수 59점, ‘사실 기반 각색'(50~74 구간). 조직의 실재, 가격표, 형사의 실존 같은 뼈대는 튼튼한데, 관객이 가장 강렬하게 기억할 두 축 — 장첸이라는 인물, 그리고 격투 끝의 검거 — 이 하필 합성과 창작이다. 점수가 중간에 머문 이유다.
범죄도시 장첸 실존인물 참고자료 (외부 링크)
- 경향신문, “조선족 ‘왕건이파’ 14명 무더기 영장”, 2004.05.03
- 경향신문, “가리봉동 공포의 조선족 조폭…칼·도끼 들고 폭력·돈 갈취”, 2007.04.26
- 세계일보, “‘옌볜 흑사파’ 가리봉동서 활개… 조선족 조폭 32명 검거”, 2007.04.27
- 시사저널, “영화 《범죄도시》 배경이 된 실제 사건과 인물”, 2017.10
- 서울경제, “대림역 칼부림, ‘범죄도시’ 실화에도 관심↑ ‘장첸, 마석도 실제 인물'”, 2017.12.13
- 글로벌이코노믹, “범죄도시, 차이나타운 ‘흑사파’ ‘왕건이파’ 실화 사건 배경 화제”, 2019.03
갱신 이력: 2026.07. 최초 발행(우블지수 59)
참고로 앞선 포스팅에서 정리한 영화 수리남의 실화 검증 이야기는 아래와 같음.
영화 수리남 실화 전요환 실존인물 – 조봉행은 지금 어디 있나, 답은 2016년 4월 19일에 나왔다